Thursday, October 1, 2015

<마담 보바리> 독서감상

1. 플로베르가 '문학의 수도승'이라 불리는 이유를 서술하세요.

좋은 번역서는 역자해설이 충실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역자해설은 작가 플로베르의 문학사적 위치와『마담 보바리』의 문학사적 가치를 잘 드러낸다. 역자는 ‘스타일’을 중요시하는데, 역자에 의하면 “스타일이란 형태를 통해서 생각을 표현하는 방식(p.514)”이다. “아름다운 스타일이란 리듬이 살아 있고 군더더기가 없이 정확하며 소리가 듣기 좋은 것이어야 한다.(p.516)” 그래서인지 작가는 정확한 단어를 고르고 장면을 구상하는 데 혼신의 힘을 기울인다. 작가의 창작활동에 있어서 구도자 같은 인내심이 그를 ‘문학의 수도승’으로 불리게 한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작품의 내용에 있어서도 수도승이라 불릴만한 작가의 중심생각이 드러난다. 의사시험을 준비하는 샤를르 보바리의 모습(pp.22-23)은 시대를 초월한 문학의 보편성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착실한 수험생에서 방탕에 빠진 모습을 거쳐 다시 착실하게 공부하는 ‘착실 → 방탕 → 착실’의 순서는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결국에는 착실한 삶이 목표도달의 필요조건임을 암시한다. 3부 5장 이후부터 엠마의 변화는 점점 가속도가 붙는다. 먼저 그의 생활은 거짓말투성이가 되고(p.392), 그녀 자신도 “정신없이 생의 쾌락 속으로 몸을 던지는 것인지(p.399)” 알지 못한다. 그 와중에 사치를 위해 뢰르로부터 차용한 부채는 그 덩치가 점점 커진다. 부채와 관련하여 엠마는 지각을 상실한 사람처럼 건성으로 일을 처리해 버린다. 생의 끝자락이 벌써부터 예고된 셈이다. 이같이 내용 면에서 작가는 파멸해가는 인물을 통해 무절제한 쾌락의 결과를 보여줌으로써 반면교사를 제시한다. 그런 점에서 ‘문학의 수도승’이라 할만하다.

2. 『마담 보바리』가 사실주의를 완성하고 현대소설의 초석을 놓었다고 평가 받는 이유를 적어보세요.

문학은 세상을 해석하는 도구를 제공하기도 한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에서 행복한 가정과 불행한 가정의 차이를 관찰한 듯 정리한 문장을 통해 제래드 다이아몬드는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을 이론화한다. ‘폴리애나’ 역시 문학작품으로부터 비롯된 인간의 성격을 유형화한 개념으로 널리 쓰이고 있으며, ‘골디락스’는 당시에 경제상황을 적절하게 묘사하는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뿐만 아니라 ‘스탕달 신드롬’은 예술 작품 앞에서 경험하는 아찔한 충격을 그대로 전달하는 개념으로 사용된다.
그렇다면 ‘보바리즘’은 어떨까? 나는 다음 문장이 보바리즘의 정신을 가장 잘 표현한다고 본다: “미래의 행복은 열대 지방의 해변처럼 그 앞에 가로놓인 광대무변의 공간에 그 특유의 무기력을 향기로운 미풍인 양 쏘아보내는 것이었다.(p.141)”로돌프의 대사에서도 비슷한 심정이 느껴진다: “그들에게는 꿈과 행동이, 가장 순수한 정열과 가장 격렬한 쾌락이 번갈아가며 필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온갖 종류의 변덕과 광기 속으로 뛰어드는 겁니다.(p.208)”
문학이 현실을 적절하게 해석할 수 있는 도구를 준다는 점에서 사실주의라면 사실주의이고, 해당문학의 정신이 표현하는 것이 시대의 진부한 매너리즘을 깨뜨릴만한 이념과 감상의 표현이라면 그것이 현대적일 것이다.
아울러, 샤를르와 엠마의 첫 만남에서 표현되는 엠마의 심리묘사는 ‘사실적’으로 아름다움 그 자체다.(1부 7장 첫부분, pp.64-65)

엠마와 레옹I이 감정의 소용돌이를 지나는 장면(pp.157-158), 평행선을 그리는 엠마와 신부의 대화(pp.164-168), 작품 곳곳에 등장해서 의지(지식에의 의지, 인정과 명예에의 의지, 부에의 의지 등)를 드러내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간접적으로 작가의 비판선 상에 놓여있는 인물 오메 등 『마담 보바리』는 작품을 다각도로 감상할 수 있는 매우 흥미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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